달님의 시간

5살 대형견 말라뮤트 종합검진 이야기와 비용

달님 2020. 12. 1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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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길지 않은 5년

 5년. 잘 키울 수 있을까? 했던 게 벌써 5년이라니. 개의 시간은 사람보다 빠르다고 하는데, 대형견은 소형견, 중형견 보다도 2,3년 더 빠르다. 짱이의 경우 사람 나이로 45살 중년 아줌마. 의사 선생님께서는 앞으로 해마다 사람 나이로 7살씩 먹는다고 보면 된다고 하셨다. 나도 1년마다 내 몸이 예전과 다르다는 것을 느끼는데 강아지의 1년은 얼마나 더 크게 느껴질까.

 짱이를 키우면서 가장 염려했던 부분이 건강이다. 5살 때부터는 종합검진을 받아야 하니 생각해두고 있었는데, 흐르지 않을 것 같던 시간이 흘러 벌써 5살이 되었다니...

 

 

 

 

 


 

2. 대형견 전문병원 vs 다니던 병원

 짱이의 경우 매달 한 번씩 사상충 예방을 위해 병원을 간다. 게다가 짱이는 잔병치레가 있고 우리는 건강염려증이 심해 병원을 자주 가는 편이라 적당한 수준에서 잘 봐주시고 가까운 병원으로 타협해서 다니고 있다. 이사를 하기 전에 다니던 병원은 가깝고 유명한 병원으로 다녔는데 너무 유명해져서 이제는 예약해도 2주는 넘게 기다려야 한다. 유명하지 않는 병원의 장점이랄까...

 병원 종합검진을 받을 때가 되니 대형견 전문병원에 대해서 관심이 가기 시작한다. 어렸을 때야 관절이나 노화로 인한 큰 병치레가 없어서 크게 필요성을 못 느꼈다지만, 이제는 필요한 게 아닌가 해서 고민을 했다. 믿고 맡기는 병원을 찾는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반려인들이라면 공감하는 부분이 아닐까. 

 내가 찾아본 리스트가 있었지만, 일단은 지금 다니는 병원 선생님을 믿기에 우선 상담을 받아보고 큰 곳에서 진행할지 작은 곳에서 진행할지 결정하기로 했다.

 

 

 

 

 


 

3. 검진 내용

 "대형견을 검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있는가?"

 "없다면 유사시 대형견 검진이 가능한 협력병원이 있는가?"

 "종합검진은 어떤 검진을 하는가?"

 상담 시간이 길어졌다. 묻고 싶은 것들이 많았다. 반려동물 전용의 의료기기가 없기 때문에 큰 의료용 기구가 필요한 검사라면 대형병원을 가야 한다고 하셨다. 하지만 그런 검사를 하기 위해선 마취가 필요하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ct, mri 같은 검사를 하기보다, 혈액검사 그리고 엑스레이 촬영을 하고 난 후 추가 검사가 필요한 소견이 있을 경우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해 주셨다. 그래서 혈액검사, 그리고 엑스레이 검사를 하기로 했다. (대형견의 경우 고관절 이형성증 검사를 위해 고관절 검사를 찍어 주는 게 좋은데, 1살에 하는 종합검진에서 정상 판정받으면 굳이 할 필요 없다고 하셨다)

 

 

 

 


 

4. 아주 건강한 몸매 좋은 강아지

"간식을 잘 안 주시나 봐요"

"이렇게만 관리를 꾸준히 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혈액검사와 엑스레이(4컷) 검사를 하는 동안 안절부절못했다. 겁이 많고 들어 안는 것을 싫어해서 잘 버텨줄까? 걱정이었다. 30분이 지났을까 혈액검사 결과와 엑스레이 검사가 나왔다. 10시 10분경 진료가 시작해서 10시 40분경 끝났던 것 같다.

 결과는 아주 건강한 5살 대형견. 털이 많아서 보기 힘든 몸의 형태도 엑스레이로 보았을 때 조금 마른 정상 형태에 가깝다며 몸무게는 27-28kg인 지금을 유지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셨다. 혈액검사상 나올 수 있는 당뇨도 신장도 그리고 심장사상충도 모두 정상 범위에 들어왔다고 하셨다. 엑스레이로 보이는 결석도 없고 고관절도 깨끗한 상태. 꾸준히 관리를 잘해준다면 건강하게 같이 지낼 수 있다고 하셨다.

 과하게 간식을 급여하면 아플 가능성이 큰다며, 간식을 잘 안 주시나 봐요 라고 하셨다. 짱이는 원체 어렸을 때부터 장이 약하고 피부가 예민해서 사료 이외의 간식을 잘 안 주고 가려주다 보니 그랬던 것 같다. 안 좋아서 안 줬을 뿐인데...

 

 


 

 

5. 생각보다 돈이 들지 않았다.

 동물병원의 의료비는 반려인들의 부담이다. 키로수 대비해서 병원비가 나오기 때문에 몸무게가 많이 나갈수록 부담이 더 커지게 된다. 종합 검진을 하기 전까지 우리에게도 금전적으로 많이 들 것이라는 예상을 했다. 100만 원 정도는 나오겠지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추가 검사를 하지 않으니 기본적인 비용만 들었다. (이상이 있을 경우에는 추가 검진을 하시고 이상 소견이 없을 경우에는 굳이 세세한 검사까지 안 하신다고 하셨다) 

 총 비용이 27만 원 들었으니, 대형견 종합검진받으신 분들이 생각해도 선전한 것 같다.

 우리는 검사는 하면 할수록 좋다고 믿고 있는 건강염려증이기 때문에 더 많은 검사를 한다고 하더라도 신경을 안 썼을 것이다. 검사 결과만 좋다고 한다면 미리 검사 한들 안 좋을 것은 없지 않겠는가.  우선적으로 선생님을 믿는 마음이 더 컸기 때문에 선생님께서 권장하시는 수준의 진료를 받았고, 자세히 설명을 해주셔서 적은 금액으로 납득이 될만한 종합검진을 하고 온 것 같다.

 


 

6. 개의 시간은 빠르게 흐른다.

 애정을 주는 나의 반려견이 나와 같은 시간을 같은 속도로 보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애석하게도 그럴 수 없다. 그렇다면 같이 있는 시간 동안 아프지 않고 조금이라도 더 행복하게 보낼 수 있게 해 줘야겠지. 나보다 지금은 신체나이가 더 많이 들어 버린 짱이 나의 강아지 나의 자식.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중에도 옆자리에 누워서 잠들고 있는 소중한 보물. 

 6살이 되어도 좋은 결과가 나오길 바라며, 건강하게 지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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