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님의 시간

게으르지만 잘 살고 싶은 달님의 시간

달님 2020. 12. 17.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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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는 잘 살고 싶다.

 확실한 건 나는 게으르다. 그러나 잘 살고 싶은 마음은 누구보다 크다. 10대나 20대 때는 잘 산다는 기준이 명확했다. 좋은 대학을 가고 좋은 직장에 다니며 적지 않은 돈을 벌고,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삶. 30대인 지금 나는 오히려 잘 산다는 게 뭔지 그 경계가 흐려진 것 같다. 인생은 답이 없다고 했던가. 요즘 들어 느끼는 바다. 잘 사는 게 무엇인지 어떻게 하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 모르지만 명확한 건 나는 잘 살고 싶다.

 

 


 

2. 나는 글쓰기를 좋아했던가.

 나는 글쓰기를 좋아한다고 믿고 있다. 그림 그리기나 독후감 중에 하나를 골라서 해야 하는 숙제라면 난 항상 독후감을 골랐던 것 같다. 그림 그리기는 물감이나 붓을 다루는 게 서툴고 준비해야 할 것도 많지만, 글쓰기는 종이와 연필만 있으면 되었다. 좋아한다고 해서 잘하는 것이 아니 듯. 내가 글쓰기를 선택했다고 해서 글 쓰는 것을 월등히 잘한다는 것은 아니다. 월등했다면 상도 여럿 휩쓸었겠지. 티스토리에 글 하나를 올리기 위해 몇 날 며칠을 고민하고, 망설이지는 않았겠지. 

 시작이 반이다. 나는 내 시간을 글로 남기기로 마음을 먹었고, 시작했다. 

 

 


 

3. 나는 마음속에 담아두는 성격이 아니다.

 "너는 하고 싶은 말은 다하고 사는 줄 알았어."

 "생각보다 예민하구나."

 가끔 주변 사람들에게 듣는 이야기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순간 당혹스럽다. 좋은 말로 하면 쿨해 보이는 것이고 나쁜 말로 하면 조심성 없는 언행가. 나도 내가 마음속에 아무것도 담아두지 않는 성격이라 생각했다. 소위 말하면 거침없고 쿨한 성격. 그런데 예민해서 상대방 기분을 살핀다. 이게 쿨한 건가?

 나는 생각이 많다. 앞서 글쓰기를 좋아한다고 했듯 쓰고 싶은 내 생각들이 너무 많아서 첫 글로 쏟아내고 싶은 첫 문장이 얼마나 많던지. 같이 산책하다 갑자기 말이 없어진 날 보고 남편이 "무슨 생각을 하길래 말이 없어?"라는 말을 들을 정도였다.

 글을 쓰다 나에 대해 잠깐 생각해 보았다. 나는 정말 마음속에 담아두는 성격이 아닐까? 생각이 많다는 것은 마음속에 담아 둔 이야기들이 많아서 하고 싶은데 못한 게 너무 많아서 그런 건가? 나는 소심한가 쿨한가?

 생각해보니 나는 쿨하지도 그렇다고 소심하지도 않다.  애매한 비율. 50 대 50. 그래 딱 그 정도인 것 같다.

 

 


 

4.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요즘은 뒤돌면 어제 무엇을 했는지 잊는다. 정말 좋은 곳에 가서 오늘은 너무 즐거웠어. 잊지 못할 하루야. 라고 말해 놓고는 꾸역꾸역 꺼내며 애써야만 기억이 난다. 그런 시간들을 이야기로 남기고 싶다. 문득 문득 떠오르는 내 생각을 남기고 싶다. 남겨진 글들로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 그리고 궁극적으로 나는 잘 살았는지를 확인 하고 싶다.

 정말 소소한 일상. 나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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