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테기가 안 진해져요 연해져요 : 화유인걸까?
1. 배란 +11일 첫 흐린 2줄
2021년 1월 1일 마지막 생리를 하고 생리주기 평균 35일로 잡았을 때 배란일을 22일로 계산했다. 처음 임신테스트기를 해본 게 추정 배란일 11일 후인 2월 2일 오후 2시였다. 원포 패스터 테스트기로 했는데 이전달에는 전혀 볼 수 없었던 초매직아이 임신선이 확인되었다. 내 눈에만 보이나? 싶어서 옆집에 사는 친한 언니에게 달려갔더니 언니 눈에도 보인다고...
바로 오빠한테 전화했더니 너무 좋아하는 게 아닌가. 아직 선이 많이 연하니까 다음날 해봐야겠다고, 그래도 흐리지만 내 눈에 보이니 임신이 맞는 거 같다며 얼마나 난리였던지, 다들 설레발치면 안 된다고 해서 최대한 설레발치고 싶지 않았지만 친한 친구한테도 이야기했다. 너무 설레고 벅찬 마음을 어떻게 감출 수 있을까...? 그만큼 너무 기뻤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불안한 마음이 있었다. 아 이거 시약선은 아닐까...?
그 후로 하루에 2번 오전, 오후 임테기의 노예가 시작되었다.
2. 배란 +12일 살짝 진해지던 임테기 그리고 임신 증상
HCG 농도는 2일 간격으로 급속도로 많아진다고 한다. 그래서 이틀 간격으로 체크했을 때 선이 진해지면 빼박 임신이라고 했다. 배란일 11일째 흐린 두 줄을 보고 난 후에 어느 누가 임테기 유혹을 뿌리칠 수 있을까? 다음날 바로 다시 임테기를 해 보았다. 그랬더니 아주 초초초초초초미세하게 조금 더 진해 진 게 아닌가. 첫날은 눈을 비벼야 보였는데 이제는 카메라에도 담겼다. 게다가 오후에 다시 해보니 더 진해졌다. 아 다음날이면 더 진해지겠는데?라는 희망이 생겼다.
이상하게 스쳐도 가슴이 아팠다. 이게 임신 증상인가? 생리 전 증후군도 가슴이 커지진 않았는데, 유달리 건드려도 아프고 만지면 더 커지는 느낌을 받았다. 기온도 올랐다지만 몸에 열이 나는지 괜히 덥기도 했다. 없던 변비까지 생겨 배변이 어려워지기도 했다. 임신 호르몬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하니 왠지 내 몸의 변화가 당연히 느껴진다.
3. 배란 +13일 왜 연해지는 거지?
아직 생리 예정일까지는 하루가 더 남았다. 그래도 배란일 +13일인데 너무 연해진 임테기... 불안한 마음에 오후에도 해봤지만 여전히 연했다. 생리 예정일은 5일인 다음날이고 그럼 좀 더 진해질까? 흐린 2줄을 보고 난 후에 왜 이렇게 시간이 안 가는지, 불안한 마음에 인터넷에 열심히 검색해봤다. 임테기가 연해져요. 연해지는 임테기. 그러자 같이 나오는 말은 화유. 화학적 유산이라는 말이 붙어서 나온다. 나는 화유인 걸까? 그때부터 엄습해오는 불안감에 잠도 안 오고 다음날 임테기 하는 오전까지 시간은 왜 이렇게 안 가는지...
그래도 아직까지 가슴도 아프고 더운 열감에 변비까지 있다.
임신 증상은 여전하니 조금 더 기다려 봐야 하는 걸까?
이때부터 오빠에게 불안감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4. 배란 +14일 생리 예정일 : 얼리 테스트기
얼리는 좀 더 진하게 나올 수 있으니 얼리를 샀다. 그 결과... 더 연해진 임테기. 병원을 가봐야 하나 되게 고민했지만 어차피 금요일인 데다가 이대로 화유라면 생리를 할게 분명하니까 생리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생리 소식은 없고, 임테기는 연하고, 게다가 임신 증상이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다. 저녁땐 못 보던 쾌변도 보고 조금씩 열감도 사라져 평소와 같아졌다. 다들 생리 예정일과 그 이후에는 진한 두 줄을 본다던데 나는 왜 아직 흐릴까? 아직 착상이 늦는 걸까? 다른 사람들보다 생리주기가 35일로 길고, 배란일도 확실할 수 없으니 조금 더 기다려 보기로 했다. 아직 생리는 하지 않는다.